- Talking Heads를 이끌었던 데이빗 번은 몹시 바쁘다. 그를 바쁘게 하는 것 중 하나는 전세계에 흩어져 있는 보석 같은 음악들. 특히 그는 남미의 음악가들을 많이 소개해 왔는데, 그 동네 레코드들은 구하기도 어렵지만, 그것들을 재발매하거나 컴필레이션을 통해 편집/소개하는 일이 얼마나 힘든지는 가끔 그 동네 레코드 업계 분들과 일을 해 본 입장에서는 충분히 상상할 수 있다.(열정으로 시작했다가도 어느 순간에 가서는 내가 안하고 말지...라고 말을 중얼거리게 되기도 한다.) 한국의 60~70년대 좋은 레코드를 재발매하는 데에도 권리 문제 때문에 굉장히 골치 아픈 일들을 거쳐야 하고, 심지어 그렇게 시간을 쏟아도 명확하게 해결이 안되는 것들이 대부분인데, 남미 대다수 국가나 아프리카 대륙 역시 마찬가지일 뿐더러, 담당자 내지는 권리자와 연락을 하거나 답을 받아내는 것 자체가 엄청난 시간과 인내심을 소유하지 않고서는 어려운 경우가 많다. 알겠지만, 레코드 한 장을 낸다고 해서 부귀영화를 누릴 수 있는 시대도 아니고 그렇게 엄청난 시간을 쏟아 부어서 음반 한 장을 만들어 낸다고 누가 알아주는 세상도 아니다. 그러니까 데이빗 번이 아예 간판과 명함까지 내걸고 만든 월드뮤직 레이블 Luaka Bop은 오로지 개인의 애정에서 비롯된 것이며, 이 레이블에서 발매된 앨범들은 개인 취향을 넘어선 훌륭한 작품들이다. 컴필레이션들이 대체적으로 많은 편이지만, 어떻게 돈 좀 더 벌어 보겠다고 히트곡을 모으거나 권리 해결하기 쉬운 곡들을 짜집기해 만드는 대다수 편집반하고는 거리가 멀다. 아날로그 테잎을 찾아서 컴필레이션 CD를 만들어 내기도 하며, 올해 발매된 Tim Maia의 컬렉션만 해도 곡을 모으는데 10년 넘게 걸린, 집념의 결과물이다. 80년대 후반에 시작된 레이블 특성상 LP로 발매가 되지 않은 것들이 많지만, 커버나 안에 있는 디자인도 몹시 훌륭하다. 이를테면 서부 아프리카의 숨겨진 곡들, 아프리카의 지미 헨드릭스나 제임스 브라운들(이런 비유는 썩 좋아하지 않지만 설명하기는 제일 쉽다.)을 찾아 모아 수많은 애호가들의 인구에 회자된 World Psychedelic Classics 3은 꼭 LP로 발매해 줬으면 하는 바램이 들 정도로 커버나 내용물이 뛰어나다. 8월에 입고된 Luaka Bop의 앨범들을 소개할 예정인데, 여기 나와 있는 급조된 문구들이 이 뛰어난 음악들을 설명하기에 부족한 건 나로썬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추천은 추천이지만 취향에 따라 이게 뭐야?라고 말할 분도 계시니, 오셔서 들려 달라고 요청하시면 다 틀어 드립니다.)
Various Artists/ Beleza Tropical Brazil Classics 1
데이빗 번이 직접 선곡한 브라질 음악 시리즈의 시작점. 브라질을 대표하는 두 명의 여가수 Maria Bethania, Gal Costa의 듀엣 “Sonho Meu”, Seu Jorge의 “Ponta de Lanca Africano”, Caetano Veloso의 대표곡 “O Leaozinho”와 “Queixa”, “Um Canto de Afoxe Para O Bloco do Ile”, Milton Nascimento의 “San Vicente”, “Anima”, Gilberto Gil의 So Quero Um Xodo”, Chico Buarque의 “Cacada” 등이 담긴 최고의 브라질 음악 컬렉션이다. 89년에 발매된 이후 오늘날까지 많은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릴 정도로 사랑 받고 있는 스테디셀러이며 아마존 소비자 평점은 90점 이상이다. “무인도에 가져갈 음반”, “시대를 초월한 음반”, “브라질 음악을 알려준 음반” 등 마치 가족들이 올려준 것 마냥 호평 일색이다.(하지만 사실이다.) CD나 LP로 구하기 힘든 음원들이 많기 때문에 아는 곡들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손이 가는 건 어쩔 수 없다. 브라질 음악 입문자 뿐 아니라, 오랜 애호가에게도 추천할만한 컴필레이션이다. 올뮤직에서는 만점의 평점을 얻었다. 별 네 개나 네 개 반은 흔하지만 별 다섯개는 결코 흔한 것이 아니다.
Various Artists/ O Samba Brazil Classics 2
1집과 함께 89년에 발매된 브라질 클래식 시리즈 2집. 2집의 테마는 삼바인데, 로맨틱하고 아름다운 삼바 곡들이 가득하다. 세상을 떠난 Clara Nunes의 2곡(A Deusa Dos Orixas, Liexa)이 주는 아름다움만으로도 오랜 시간 이 앨범을 찾아 들을 이유가 충분하다. Alcione, Beth Carvalho 등 최고의 아티스트들이 발표한 주옥 같은 삼바곡들이 전반부를 장식하며, “O Encanto Do Gantois”는 이 앨범의 또 다른 하이라이트. Martinho Da Silva, Paulinho Da Viola 등 두 명의 삼바 대가들이 마무리하는 로맨틱 삼바의 여운 또한 오래 지속된다. 몇 년전에 나온 음반들도 절판되는 오늘날 거의 25년 전 발매된 컴필레이션이 아직도 발매가 되고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는 데에서 이 앨범의 품질과 명성은 자연스럽게 보증이 된다 하겠다.
Various Artists/ Dancing With the Enemy Cuba Classics 2
Os Mutantes/ Everything is Possible World Psychedelic Classics 1
(LP+MP3 download)
(LP+MP3 download)
싸이키델릭이 창궐했던 시대, 당시 브라질 바깥의 사람들은 잘 알지 못했겠지만 OS Mutantes는 그 어떤 밴드들보다 더 역동적이고 혁신적인 음악을 선보였던 밴드다. 잠시간의 벨로주의 백밴드 시대를 거쳐 60년대 후반 무렵에 과감하게 유럽에서 투어를 하며 독자적인 행보를 시작했지만 그 기간은 그리 길지 않았다. 72년에 Rita Lee가 밴드를 떠나고, 74년 이후로는 기타리스트 세르지오만이 원년 멤버로는 유일하게 남아 78년까지 밴드를 이끌었다. 밴드는 활동을 멈췄지만 이들의 음악은 브라질 바깥에서도 천천히 퍼져 나갔고, 93년에는 그들의 팬인 커트 코베인이 이들에게 재결합 공연을 제안했다 거절당한 일화도 있다. 지난 세기가 끝나갈 무렵 많은 이들이 고대하던 이들의 앨범 재발매가 이뤄졌고, 2006년에는 그토록 많은 이들이 원하던 재결합 공연이 이뤄지기도 했다. 데이빗 번에 의해 만들어진 이들의 베스트 앨범 “Everything Is Possible”에는 오리지널 테잎을 사용해 리마스터된 이들의 대표적인 음원과 카를로스 칼라도의 노트가 담긴 20페이지 북클릿이 담겨 있다. (LP에는 Mp3를 다운로드를 받을 수 있는 쿠폰이 들어 있다.) 데이빗 번은 이들의 음악이 그 어느 곳에서 만들어진 것보다 독창적이고 아름다운 최상의 팝이라고 극찬했다.
Os Mutantes/ Live at the Barbican Theatre,London 2006 (2CD)
브라질이 배출한 최고의 싸이키델릭 그룹 OS Mutantes의 2006년 재결합 공연 실황. Devendra Banhart, Noah Georgeson 등이 게스트로 참여했다. 아름다운 싸이키델리아와 혁신적인 팝음악을 만날 수 있는 이 라이브 앨범에 담긴 함성에서 음악팬들이 얼마나 이들의 음악을 기다렸는지를 짐작할 수 있다.
Silvio Rodriguez/ The Best of Silvio RodriguezCuba Classics 1 (CD)
누에바 트로바의 리더, 쿠바 최고의 포크 가수, 서구에서는 ‘쿠바의 존 레논’이라고도 불리우는 실비오 로드리게즈. 사랑과 이상, 정치, 혹은 판타지와 꿈을 얘기해 온 그의 음악을 한 장에 음반에 집대성했다. 데이빗 번에 의해 주도된 이 컴필레이션에는 국내에서도 큰 반향을 불러 일으켰던 “Unicornio”를 포함해 12곡의 대표적인 작품들이 담겨 있다. 90년대 수입 CD가 한창 붐을 이뤘던 시절엔 그의 개별 앨범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었지만 지금은 그것마저 구하기가 쉽지 않아 이 컴필레이션의 가치는 더욱 크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페루를 대표하는 싱어송라이터. 아프로-페루비언 음악의 핵심적인 인물. 그녀가 Luaka Bop과 처음으로 작업하며 발표한 셀프 타이틀 앨범으로 그녀 최고의 명반 중 하나다. 자꾸만 빠져들게 되는 목소리란 바로 이런 것으로, 별 네개 반 (90점)을 부여한 올뮤직은 그녀의 목소리가 갖고 있는 아름다움을 극찬했다.
Susana Baca/ Travesias (CD)
질베르투 질의 곡(Estrela)을 노래할 때에도, 데미안 라이스의 곡(Volcano)을 다시 해석할 때에도 그녀의 풍부한 감정과 그것을 담은 목소리는 탁월함을 드러낸다. Violeta Parra, Maxime le Forestier 등의 고전을 다시 부르고 있는 이 앨범은 감정을 강요하지 않으면서 동시에 사람들을 매료시킬 줄 아는 그녀 특유의 장점이 가득 담긴, 뛰어난 보컬의 교과서와도 같은 작품이다. 올뮤직 평점 4/5
페루를 대표하는 싱어송라이터. 아프로-페루비언 음악의 핵심적인 인물. 그녀가 Luaka Bop과 처음으로 작업하며 발표한 셀프 타이틀 앨범으로 그녀 최고의 명반 중 하나다. 자꾸만 빠져들게 되는 목소리란 바로 이런 것으로, 별 네개 반 (90점)을 부여한 올뮤직은 그녀의 목소리가 갖고 있는 아름다움을 극찬했다.
Susana Baca/ Travesias (CD)
질베르투 질의 곡(Estrela)을 노래할 때에도, 데미안 라이스의 곡(Volcano)을 다시 해석할 때에도 그녀의 풍부한 감정과 그것을 담은 목소리는 탁월함을 드러낸다. Violeta Parra, Maxime le Forestier 등의 고전을 다시 부르고 있는 이 앨범은 감정을 강요하지 않으면서 동시에 사람들을 매료시킬 줄 아는 그녀 특유의 장점이 가득 담긴, 뛰어난 보컬의 교과서와도 같은 작품이다. 올뮤직 평점 4/5
Tom Ze/ The Best of Tom Ze Brazil Classics 4 (CD)
Tom Ze/ The Best of Tom Ze Brazil Classics 4 (LP+MP3 download)
데이빗 번은 Rio에 가서 톰의 75년작 “Estudando o Samba”를 듣게 되었고 그에게 계약 제의를 했다. Tom은 벨로주나 질베르투 질과 함께 60년대 브라질 음악을 주도했던 인물이지만 그의 동기들이라 할 수 있는 인물들이 70년대 이후 큰 명성과 성공을 거머쥘 동안 모습을 잘 드러내지 않은 채 자신만의 세계를 구축하는 데 시간을 보냈다. 결국 그를 대중들 속으로 끌어낸 것은 데이빗 번의 공로이며, Luaka Bop과 첫번째로 계약한 음악가가 되었으며, 데이빗이 직접 선곡한 곡들로 구성된 이 베스트 앨범은 데이빗 번의 “낯선 곳에서 아름다움을 발견하게 하는 음악”이라는 설명에 고개를 끄덕이게 될만큼 변화무쌍한 음악적 재능으로 가득하다. LP에는 Mp3를 다운로드 받을 수 있는 쿠폰이 들어 있다. 올뮤직 평점 4.5 (5점 만점)
Tom Ze/ Estudando a Bossa (Nordeste Plaza)
“Studying bossa”라는 앨범 제목처럼 기존의 톰 앨범보다는 덜 파격적인 작품들이 들어 있다. 대신 보사노바 특유의 소프트하고 듣기 편안한 분위기가 앨범을 지배하는데, 앨범 뒷면에는 그가 영감 받은 여러 가지 제목들을 나열해 놓고 있기도 하다. Mariana Aydar, Monica Salmaso, Tita Lima, David Byrne, Zelia Duncan 등 수많은 게스트들이 참여해 함께 노래를 부른다. 올뮤직에서 별 네개의 평점을 얻었다.
Tom Ze/ Estudando o Pagode (CD)
톰의 재능을 만끽할 수 있는 2005년작. 16곡의 곡들이 하나의 흐름을 갖고 있으며, 마치 사운드트랙을 듣는 듯한 즐거움이 있는 앨범이다. 삼바와 록, 일렉트로닉 음악을 한 데 버무려 독창적이고도 접근하기 쉬운 팝음악을 만든다는 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치 톰에겐 그리 어렵지 않은 일처럼 보일 정도로 앨범 안에는 여유가 흐른다. 나이 70을 넘겨도 풍부한 창작력을 선보이는 그에게 경의를 표하고 싶을 정도다.
Various Artists/ Brazil Classics 7: What's Happening in Pernambuco
브라질 음악의 중요 산지 중 하나인 북동부 지방, 그 중에서도 Pernambuco에 초점을 맞춘 컴필레이션. 현대적인 사운드에 펑키한 리듬, 그리고 힙합과 일렉트로닉 음악의 요소가 어우러져 대단히 감각적인 음악들이 탄생하고 있는 이 지역 음악의 핵심을 담고 있으며, 쉽게 경험해 보지 못한 즐거움의 연속이다. 소위 “커팅-에지의 사운드”의 총아라 말할 수 있겠는데, 샘플링, 일렉트로닉, 포크, 펑크, 스크래치 등 현대적 요소에 브라질 북동부 지방 특유의 음악적 전통이 더해진 음악, 비교적 흔하게 만날 수 있는 삼바와 보사노바가 아닌, 대단히 감각적인 동시대 브라질 음악을 만날 수 있는 보기 드문 컬렉션이다. Otto/Bebel Gilberto의 “Bob”, Moombojo의 “Cabidela”, Junio Barreto의 “Amigos Bons” 등은 앨범의 하이라이트를 구성한다.
Various Artists/ World Psychedelic Classics 3: Love's A Real Thing
Luaka Bop이 만들어 낸 또 하나의 걸작 컬렉션(이라고 생각한다). 70년대 만개했던 서양의 음악이 서부 아프리카와 만나면서 생겨난 놀랄만한 작품들이 이 앨범 안에 담겨 있다. 싸이키델릭 록과 펑크/소울, 그리고
라틴 음악 특유의 음악적 특성들이 한 데 어우러져 생겨난 라틴과 아프리카, 서구 음악의 하이브리드는
시종일관 듣는 이들의 흥분 모드로 몰고 간다 앨범의 타이틀 곡이기도 한 “Love’s A Real Thing”(감비아
출신의 Super Eagles 연주)에서는 오르간과 전자
기타가 멋진 조화를 이룬 소울 음악을 만날 수 있고, Moussa Doumbia의 곡 “Keleya”은 제임스 브라운을 연상시키는 열정적인 보컬과 펑키한 리듬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소울/펑크, 싸이키델릭, 라틴/아프리카 음악 팬들은 이전에 만나지 못했던 노다지 금광을 만난
기분이 들 것이다. 올뮤직 평점 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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